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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과 히틀러 ‘악마의 경쟁’…1400만명의 살육 ‘블러드랜드’의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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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21-03-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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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스나이더 지음·함규진 옮김/글항아리/832쪽/4만4000원

1932~1933년 우크라이나 대기근 피난 행렬.

<피에 젖은 땅>은 2차 세계대전을 ‘블러드랜드’에서 벌어진 스탈린과 히틀러의 살육극으로 관점을 전환해 잔혹한 참상을 전한다. 사진 속 1944년 폴란드 바르샤바 봉기에선 폴란드인과 유대인 가릴 것 없이 독일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는데, 전쟁 전 약 130만명이던 인구 절반이 사라졌다. 도시는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파괴됐다. 글항아리 제공
<피에 젖은 땅>은 2차 세계대전을 ‘블러드랜드’에서 벌어진 스탈린과 히틀러의 살육극으로 관점을 전환해 잔혹한 참상을 전한다. 사진 속 1944년 폴란드 바르샤바 봉기에선 폴란드인과 유대인 가릴 것 없이 독일인의 손에 목숨을 잃었는데, 전쟁 전 약 130만명이던 인구 절반이 사라졌다. 도시는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파괴됐다. 글항아리 제공

피에 젖은 땅




폴란드 남부의 아우슈비츠는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를 상징하는 곳이다. 이른바 유럽의 ‘68세대’에 의해 이곳에서의 참상이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 주로 서구의 학자들과 운동가들이 이런 흐름을 이끌었고, 생존자들의 회상록과 몇몇 문학작품들도 참상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 그래서 “아우슈비츠는 홀로코스트의 대명사, 또 홀로코스트는 20세기 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 책은 아우슈비츠가 “(나치가 자행한 학살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학살된 유대인 6명 중 1명”만이 관련돼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독일과 서유럽 유대인들의 경험”에만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한다. 저자가 바라보는 ‘피에 젖은 땅’(블러드랜드)은 훨씬 방대하다. “폴란드 중부에서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연안국들”에 이른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이곳에 살던 1400만명의 주민들이 살육당했다. 학살의 원흉은 히틀러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스탈린이 한발 빨랐다. 스탈린은 “1930년대에 수백만 명의 아사와 75만명의 총살을 지휘”했다.

1932년 있었던 일이다. 소련령 우크라이나에 ‘7대 중대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스탈린의 명령이 하달됐다.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농민들의 곡물을 빼앗는 것이었다. “당과 경찰은 식량이라면 뭐든 빼앗는 과격한 사냥을 시작”했다. “상납한 곡물에 대한 영수증조차 없었기에 농민들은 끝없는 수색과 학대”에 시달렸고, 심지어 씨앗으로 쓸 곡식까지 탈탈 털렸다. 두번째 조치는 ‘고기벌금’이었다. 곡물 할당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고기로 대신 내야 했다. 그렇게 가축을 빼앗기고 나서도 곡물 할당량은 여전히 남았다. 할당량을 감당해내지 못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면 15배를 부과받았다.

유럽 전체가 기근에 휩싸였던 1933년,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말할 수 없이 참혹했다. 그해 봄에 “하루에 1만명 이상씩 사망”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몸서리처치는 이야기들을 전한다. 한 학교의 남학생들이 연못에서 낚시를 하다가 건진 것은 학급 친구의 잘린 머리였다. 이 엽기적 상황은 “1933년의 우크라이나에서 드물지 않았다.” 극한의 굶주림에 빠진 사람들은 식인의 나락으로 떨어졌고, 먹을 수 없는 머리는 아무데나 내다 버렸다. 심지어 “인육을 파는 블랙마켓”까지 열렸다. 저자는 당시 소비에트의 비밀경찰 기구였던 OGPU의 기록을 거론하면서, “소련령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족이 가장 약한 식구를 잡아먹었다. 보통 어린 애들이었다”고 전한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여섯 살짜리 소녀는 “자기를 죽이려고 칼을 갈던 아빠의 모습”을 증언한다. 이와는 달리, “엄마가 자신을 먹도록 아이에게 강권한 사례”도 있었다. “사방에 거적때기나 담요를 덮어쓴 소년 소녀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은 자기 배설물을 먹으면서 죽음을 기다렸다.”

책에 수록한 저자의 묘사들은 인용하는 마음조차 불편할 정도로 끔찍하다. 비교적 완곡한 표현들만 골랐음에도 그렇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이보다 더욱 심한 기록들조차도 전부 사실이다. 미국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장장 800여쪽의 책에서 참상의 상황들을 거의 극사실주의적 관점으로 전달한다.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영어, 독일어, 유대인들의 이디시어, 체코어, 슬로바키아어, 폴란드어, 벨라루스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로 쓰인 자료들을 각국의 기록보관소에서 찾아내 참상의 현실을 복원했다. 수많은 통계와 증언이 곳곳에 등장해 사실성을 끌어올린다. 저자는 스탈린이 ‘집단화’라는 미명으로 저질렀던 범죄는 “히틀러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면서 “히틀러는 스탈린으로부터 힌트를 얻고 스탈린과 각축을 벌이면서 살인 기계가 됐다”고 말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독일과 소련은 애초에 동맹이었다. 1939년 폴란드 침공은 독소의 합동작전이었다. 하지만 히틀러는 1941년 스탈린의 뒷통수를 쳤다. 그해 6월 개시된 ‘바바로사 작전’은 ‘독일의 배신’이라는 단순한 차원을 뛰어넘어 또 다른 재앙,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재앙의 시작점”이었다. 저자는 ‘블러드랜드’로 불리는 광활한 땅에서 “세번째 국면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첫번째 시기(1933~1938)는 소련이 이 땅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의 대부분을 담당했던 시점이며, 두번째는 독일과 소련이 한 배를 탔던 시기(1939~1941)로서 학살의 균형추가 맞춰진 시점이었다. 이제 1941년에서 1945년까지는 독일이 이 땅에서 벌어진 학살 작업의 대부분을 맡는다.” 히틀러에게 동부 유럽은 자신의 ‘에덴동산’을 실현시켜줄 땅이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었던 소련을 쓸어버려야 했다. 이 기간에 독일은 “(블러드랜드에서) 1000만명 이상의 사람을 살해했다.”

나치에 의해 봉쇄된 레닌그라드에서는 400만명이 죽었다. 폭격으로 사망한 이들도 있었겠지만 굶어 죽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수많은 이들을 굶겨 죽였던 것처럼, 이번에는 히틀러가 레닌그라드 사람들을 그렇게 했다. 1941년 말, ‘타냐’라는 이름을 지닌 레닌그라드의 열한 살짜리 소녀는 낡은 일기장에 “이제 타냐만 남았어”라는 말을 남긴다. 아이의 가족은 타나를 마지막으로 모두 굶어죽었다. 이듬해 여름, 벨라루스에 살던 열두 살짜리 유대인 소녀는 아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썼다. “아빠, 죽기 전에 인사해. 나 무서워. 그들이 아이들을 구덩이에 산 채로 집어던지고 있어.” 소녀의 이름은 유니타 비시니아츠카야였으며, 편지의 마지막 구절은 “이제 진짜 마지막 작별 인사예요, 입맞춤을, 끝없는 입맞춤을 보내요”였다.



원제인 ‘Bloodlands’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듯이 이 책은 학살의 전체 현장을 빠뜨리지 않고 언급한다. ‘아우슈비츠’로 대변되는 홀로코스트는 “빠르게 진행된 살인 공정”이었으며, 그런 까닭에 “단순하고 명쾌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음을 생생히 증거하고 있다. 저자에게 스탈린과 히틀러는 한 덩어리다. 그들은 모두 대량 학살의 공범자였다. ‘가스실에서 죽어간 유대인’으로 대표되는 참상은 당시의 비극을 단편으로 보여줄 뿐이며, 저자가 책에서 내내 강조하듯이,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블러드랜드에서 살육된 1400만명 중에서 “절반 이상은 굶어 죽었다.”

사실 우리는 ‘아우슈비츠와 가스실’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낱낱이, 그리고 생생하게 전해주는 블러드랜드의 참상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지점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의 첫번째 문장, “모든 삶은 이름을 갖는다”라는 짧은 글귀는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저자는 “들판에서 자라는 밀의 환상”을 보며 죽어간 우크라이나 소년의 이름을 부른다. 이오시프 소볼레프스키! 어머니, 다섯 형제와 함께 아사했다. 오로지 여동생 한나만이 살아 남아서 과거를 증언한다.

“모든 삶은 이름을 갖는다”라는 문장은 저자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관점이다. 물론 책에는 수많은 통계와 수치가 등장해 학술적 객관성을 유지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지점이 있다. 저자는 숫자의 무표정과 차가움에 가려져 있던, 그때 그 사람들의 이름을 낱낱이 호명해 독자들을 참상의 현장으로 데려간다. 그래서 책장을 덮는 순간, 단지 머리로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뛰어넘어, 온몸과 마음으로 참상을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중부 유럽과 동유럽사를 전공했으며, 특히 홀로코스트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책은 2013년 한나 아렌트 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은 문제작이다. 지금까지 20개 언어로 번역됐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3051041001&code=960205#csidx9b493e839b3cef0b741bc1e08ed6c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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